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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칼럼기사입니다.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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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바로 가고 있는가
올해 초에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후 1년 가까이 업계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이따금씩 걱정스러운 생각들을 발언 하곤 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업계의 흐름이 걱정했던 이상으로 악화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투자와 투기의 구별이 모호한 영역이 있고 사업과 사기의 구별이 어려운 경계가 있다. 지금의 소셜커머스 업계는 이런 위험한 영역에 이르렀다고 본다.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B2B 일변도에서 B2C영역에 진출한다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지속사업으로서 이 사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 업계의 대부분 플레이어들은 입장이 다른 것 같다. 많은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무리수를 써서라도, 수익성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외형확장에 조급증을 내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IPO, 사업매각, 주식스왑, 간간히 흘러나오는 이런 말로 미루어 대충 짐작이 간다. 즉,사업 자체의 시각으로는 이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이해할 수 없지만 사업을 지렛대로 한 머니게임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비로소 설명이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법 테두리 내에서의 머니게임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소셜커머스 사업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뿐 아니라 당초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문제점들을 파생시킨다면 이러한 모순들이 누적되어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피해로 나타나기 전에 한번은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첫째, 소셜커머스 업계가 소비자와 시장에 지속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주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정보가 이 사업이 출발한지 1년여의 짧은 시간에 1조원대로 시장규모가 급성장하였다는 것이다. 어떤 업체는 월 매출액이 300억원을 달성하였다고도 하고 연간 매출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고도 한다. 문제는 매출액, 시장규모라는 말이 혼란스럽게 사용되어 오해를 야기하고 있고 업계가 이러한 혼란을 방관하거나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해서 위의 어느 숫자도 매출액이 아니다. 취급액, 즉 소셜커머스 업체의 계좌를 잠깐 거쳐가는 외형이다. 업체가 취하는 수수료만을 매출액이라고 해야 한다. 즉, 업체의 발표를 그대로 믿어준다고 하더라도 선두업체의 연간매출액은 400억원 정도에 불과하고 전체시장규모도 1,000억원 남짓으로 아직은 초라한 수준이다.
여기에 불편한 진실이 하나 더해진다. 그나마 이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소위 마케팅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몇천개, 몇만개가 팔리는 딜의 대부분은 트래픽을 늘리기 위하여 소셜커머스 업체가 출혈을 감수하고 기획하는 마케팅상품들이다. 백화점등의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전통적인 온라인 샵들도 미끼 상품으로 손님을 유인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무모한 출혈마케팅이 필경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심지어 유가증권인 백화점이나 주유소의 상품권을 상당한 할인율을 적용하여 팔되 일시불로 수금하고 상품권 공급은 수개월에 걸쳐 분할배송하는 거래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그 기간 동안 자금을 돌리려는 고육지책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이들 업체의 리스크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둘째, 턱없이 과다한 광고비의 집행이다. 안 그래도 매월 수억원의 적자를 보는 업체들이 연예인이 등장하는 수십억 규모의 TV광고를 내고 1시간에 수천만원 하는 포털사이트의 배너광고를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것도 정도와 균형의 문제이다. 획기적인 혁신상품을 출시하면서 그 시장규모에 상응하는 광고비를 쓴다면 수백억을 쓰더라도 정상적인 프로모션 활동이고 투자라고 하겠지만 새로운 기능도, 혁신적인 사업모델도 없이 1,000억 시장에 수백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하여 억지로 단발적인 매출을 늘리려 한다면 이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할 것인가? 혹시라도 지속가능성 없는 외형을 부풀려 투자자나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감춰져 있지는 않은가? 더구나 광고플랫폼임을 표방하는 소셜커머스가 매출증대를 위하여 또 다른 광고플랫폼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아이러니이다.
셋째, 이러한 무모한 머니게임이 건전한 업계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소규모의 사업자금을 밑천으로 진지하게 소셜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설 자리는 이미 없다. 자기 사업을 인수해달라고 우리 회사를 찾아오는 벤처기업이 부지기수이다. 기업이라는 것이 경쟁을 통하여 성장하고 도태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지금의 소셜커머스 업계를 공정한 적자생존 게임으로만 볼 수는 없다. 현재 합리화하기 힘든 정도의 적자를 보고 있고 앞으로도 사업자체로는 지속적인 적자가 예상되는 업체들이 자금동원력을 앞세워 젊은 창업자들을 압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머니게임이 시장을 지배한다면 우세한 판돈과 블러핑이 지배하는 포커판과 다를 게 없지 않은가? 별다른 대책 없이 소셜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수백개의 업체들을 변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중에는 단단한 사업계획도 있고 밤낮없이 아이디어를 짜내는 정열의 젊은이들이 있다. 이들이 투기에 가깝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자금공세에 의해서 사업의 포기를 강요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셜커머스 사업은 자금동원력의 치킨게임이 되어 버블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버블은 반드시 터지며 이 때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이제라도 장기계획을 가지고 업계 스스로 하나씩 바로 잡아 소셜커머스의 순기능을 살리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때이다.
※ 출처: 쏘비